대문 한 종류만 봅니다
여러 가지를 조금씩 하는 대신 대문의 여닫힘에 관련된 부위만 깊게 봅니다. 같은 증상을 반복해서 만나야 원인 자리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문만 보는 이유
대문 수리는 겉보기에 단순합니다. 문이 안 닫히면 경첩을 바꾸면 되고, 녹이 슬면 갈아내고 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친 대문이 몇 달 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증상을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원인은 대부분 손대지 않은 쪽에 있습니다. 문짝은 멀쩡한데 경첩을 물고 있는 기둥 자리가 부식돼 내려앉았거나, 문틀이 바깥으로 벌어져 문짝이 닿을 자리를 잃은 경우입니다. 이런 판단은 도면이 아니라 같은 상황을 여러 번 겪어야 빨라집니다. 그래서 대문 한 종류만 봅니다.
주물대문, 철대문, 휀스대문, 스테인리스 대문은 두께와 자재가 달라 접합 방식도 다릅니다. 얇은 휀스대문에 두꺼운 대문 다루듯 열을 넣으면 붙기 전에 주변이 먼저 휩니다. 자재마다 다른 이 감각이 대문 수리의 대부분입니다.
시공 원칙 네 가지
1. 문짝보다 기둥과 틀을 먼저 잰다
현장에 도착하면 문짝부터 보지 않습니다. 기둥이 수직인지, 문틀이 직각인지, 바닥이 내려앉지 않았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문짝만 손봐도 되는 현장과 기둥까지 잡아야 하는 현장은 여기서 갈립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작업은 끝나지만 증상은 돌아옵니다.
2. 부식된 자리는 덮지 않고 잘라낸다
녹은 표면 현상이 아니라 두께가 줄어든 결과입니다. 겉의 녹만 긁어내고 도장하면 색은 돌아오지만 강도는 그대로입니다. 성한 자리까지 잘라낸 뒤 같은 규격의 각재를 이어 붙여야 원래 강도가 나옵니다. 특히 문짝 하단은 빗물이 고이는 자리라 이 처리를 빼면 몇 해 안에 같은 자리가 다시 상합니다.
3. 오래된 장식은 그대로 둔다
1980~90년대에 많이 설치된 주물대문의 장식은 대부분 단종됐습니다. 같은 무늬를 새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장식을 살리는 것이 곧 그 대문을 살리는 것입니다. 장식은 손대지 않고 장식을 받치는 철제 프레임과 경첩만 새로 잡는 방식으로 시공합니다.
4. 용접 자국은 반드시 마감한다
용접한 자리는 도장이 벗겨진 맨 철입니다. 그대로 두면 그 자리부터 다시 녹이 시작됩니다. 방청 처리를 하고 기존 색에 맞춰 도장해 수리 자국이 눈에 띄지 않게 마감하는 것까지가 한 건의 시공입니다.
하지 않는 것
- 고칠 수 있는데 교체를 권하지 않습니다. 프레임 속살이 남아 있으면 수리가 더 저렴하고 결과도 좋습니다. 교체를 권하는 경우는 자재가 얇아져 용접이 물리지 않을 때입니다.
- 보이는 곳만 손보고 끝내지 않습니다. 경첩을 바꾸면서 기둥 자리가 삭은 것을 봤다면 그대로 두지 않고 알려 드립니다. 지금 손볼 곳과 두고 봐도 되는 곳을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 현장에서 금액을 올리지 않습니다. 실측 후 확정한 금액으로 시공합니다. 뜯어 보니 예상과 다른 상태가 나오면 진행 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결정을 여쭙습니다.
- 화기 작업 신고를 건너뛰지 않습니다. 공동주택은 사전 신고가 원칙입니다. 절차를 밟고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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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에 실린 시공 전후 사진과 증상 사진은 모두 직접 시공하거나 점검한 현장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사진에 찍힌 개인 정보는 가려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