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대문 수리
주물대문은 교체하면 그 무늬를 다시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대문만큼은 수리가 정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물대문이란
녹인 쇳물을 틀에 부어 만든 장식이 붙은 대문입니다. 1980~90년대 단독주택과 빌라에 널리 설치됐습니다. 덩굴무늬, 꽃무늬, 기하 문양 같은 장식이 문짝 상부나 전면에 들어가 있고, 그 장식을 철제 프레임이 받치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점은 장식과 프레임의 성질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장식은 주철이라 단단하지만 잘 깨지고, 프레임은 연강이라 휘지만 잘 붙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접근하면 장식이 깨집니다.
주물대문의 약점
- 무겁다 — 한 짝이 수십 킬로그램입니다. 경첩이 다른 대문보다 빨리 닳고, 기둥에 걸리는 부담도 큽니다.
- 부품이 단종됐다 — 같은 무늬의 장식을 새로 구할 수 없습니다. 하나 깨지면 그 자리는 영영 다릅니다.
- 주철은 펴지지 않는다 — 눌리면 휘는 것이 아니라 깨집니다. 판금이 통하지 않습니다.
- 용접이 까다롭다 — 급하게 열을 넣거나 급히 식히면 갈라집니다.
- 도장이 두껍게 쌓였다 — 수십 년간 여러 번 덧칠돼 경첩이 도료로 굳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장식을 지키는 시공
기본 원칙은 하나입니다. 장식은 건드리지 않고, 장식을 받치는 쪽에서 해결한다.
- 하중 경로 확인 — 문짝 무게가 어느 프레임을 타고 경첩으로 가는지 봅니다. 손볼 곳은 대개 이 경로 위에 있습니다.
- 프레임 보수 — 부식된 프레임 구간을 잘라내고 같은 규격 각재로 잇습니다. 장식은 그대로 둔 채 아래에서 작업합니다.
- 경첩 자리 보강 — 무거운 문짝에 맞는 규격의 경첩으로 올려 잡고, 앉는 자리에 보강판을 댑니다.
- 기둥 확인 — 무게 때문에 기둥이 기운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잡지 않으면 재발합니다.
- 여닫힘 조정 후 도장 — 높이와 틈을 맞추고 손댄 자리를 마감합니다.
하부 프레임이 완전히 삭아 문짝을 떼어 눕히고 작업한 현장이 있습니다. 프레임을 통째로 새로 넣었지만 주물 장식은 한 조각도 손대지 않았습니다. 다시 달고 도장하니 원래 대문 그대로입니다. 시공사례 보기
장식이 깨졌을 때
주철은 펴지지 않으므로 판금으로는 살릴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렇게 접근합니다.
- 깨진 조각이 남아 있다 — 뒤에서 보강판을 대고 조각을 고정합니다. 앞에서는 거의 티가 나지 않습니다.
- 조각이 없어졌다 — 같은 무늬를 구할 수 없으므로, 그 구간을 무늬 없는 철제 부재로 대체하거나 대칭이 되는 위치까지 정리해 어색하지 않게 만듭니다.
- 여러 곳이 깨졌다 — 문짝 전체의 형태와 강도를 우선해 판단합니다. 이 경우에는 교체를 함께 검토합니다.
어느 쪽이든 결정하기 전에 사진과 함께 설명드립니다.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이라 임의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도장
주물대문은 장식 요철이 많아 도료가 고이기 쉽습니다. 한 번에 두껍게 올리면 흘러내려 무늬가 뭉갭니다. 얇게 여러 번 올리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또 수십 년간 쌓인 기존 도막이 두꺼운 경우, 무늬 골이 이미 메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는 도막을 어느 정도 걷어내야 원래 무늬가 살아납니다. 다만 전면 박리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나므로 어디까지 걷을지 미리 상의해서 정합니다.